Gepet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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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연결Gepetto 2022. 1. 15. 21:38
제페토의 경우, 코어는 확실했다. 수많은 더미를 세우더라도 결국 그것들은 꼭두각시라 본체의 통제 아래 있었다. 위계는 분명했고 그만큼 한계도 명확했다. 사람의 두뇌가 한 번에 제어하고 처리할 수 있는 감각의 양이란 무한하지 않았다. 그래서 제페토는 단탈리안의 링크가 간섭할 때의 감각을 두고 이렇게 말한다. "지금 다시 돌이켜보면 무서웠던 게 맞습니다." 훈련장 한가운데 드러누워 제페토가 말했다. 한데 올려 묶은 머리타래에서 빠져나온 잔머리는 송글송글 맺힌 땀에 젖어 뺨에 달라붙어 있었고, 목덜미에서는 맥박이 펄떡거리는 게 눈으로 보일 지경이었다. "뭐가 무서웠습니까?" 그에 비해 비교적 멀끔한 상태인 단탈리안이 되물어주었다. 그는 제페토와 그가 만들어내는 더미를 링크로 연결해 지각을 확장시키는 중계기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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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Gepetto 2022. 1. 15. 14:27
제페토는 언제나 1선에 서있었다. 그건 임관 이후 탐사대에서 복무할 때에도, 테라로 이속되어 작전을 수행할 때도 변하지 않는 포지션이었다. 이 사실은 제페토에 관해 두 가지 추측을 가능케 한다. 첫째, 그에게 중상 내지 치명상이란 분명 익숙한 것이리라는 사실. 둘째, 그럼에도 ‘타인’의 증상이나 치명상에는 결코 익숙하지 못하리라는 사실. 당연하다. 그는 타인이 입었을 중상과 치명상을 대신 받아내는 역할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모든 군인들의 외상에 죄책감 따위를 느끼는 건 아니었음을 알아야 한다. 제페토는 B등급이 증거하는 자신의 한계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제페토는 항상, 적어도 자신의 뒤에 선 자들은 다치지 않기를 바랐다. 소위 제페토가 유용하길 바랐고 링커 제페토가 유효하길 바랐으므..